The following is a brief documentation of 초역읽기 (translation draft reading), a public reading session to review the first Korean translation draft for SCHOOL (London: Sternberg Press, 2017).
- 일시: 2024년 7월 26일 오후 1시 30분~4시
- 장소: 버드콜의 두 번째 공간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2길 10-7)
- 참가: 지수, 재용, 소이, 가경, 수진, 새롬, 혜령
- 초역 읽기 모임에 대한 간략한 기록을 공유합니다.
8번째 『SCHOOL』 초역 읽기
다양한 교육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SCHOOL』 의 한 챕터 “최고의 예술 학교는 따스한 방The Best Art School Is a Warm Room” 챕터를 읽었습니다. 이번 챕터의 저자는 예술가 라이언 갠더Ryan Gander로, 그가 설립하려 했던 예술 학교들에 관한 이야기를 알아볼 수 있었어요.
이번 초역 읽기에는 다양한 교육 배경을 지닌 사람이 참여했습니다. 예를 들어:
- 예술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의 대학에서 미디어아트를 전공하고 유럽에서 이론을 공부한 사람
- 탈학교를 하면서 대안학교에서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를 한 사람
- 대학에 입학해 자유전공학부에 갔더니 자유가 주어지는 게 아니라 방치되고 있었음을 깨닫고 “나 혼자만의 학교를 상상”하며 결국은 개발자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
- 어린 시절 소규모로 배웠던 “만들기” 수업의 재미를 찾아 대학에서 판화를 배운 뒤 디자인으로 전향한 사람
- 회화를 전공한 뒤 디자인 대학원을 졸업한 사람
따스한 방에 관하여
2016~2018년 런던에서 유학을 하며 ‘teach-out'(강의실 밖 강의), ‘strike'(학생과 교수 파업)을 겪은 경험을 한 참가자는, 이번 챕터의 제목 “최고의 예술 학교는 따스한 방”이라는 표현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부슬부슬 차갑게 비가 내리는 영국에서 시위를 할 때, ‘따스한 방’이 정말 갈급했다는 말과 함께
더불어, 라이언 갠더를 인터뷰 한 이번 챕터 외에 이 책 전반에서 계속 언급되는 ‘학교의 신자유주의화’에 대한 현장에서의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학교 시스템이 학생뿐 아니라 교수들의 열의마저 반영하지 못하거나 행정이 그들을 압도해버리는 상황에 대해서요.
디자인 학교의 경험
또 다른 참가자는 한국에서 겪은 ‘여름 디자인 캠프’와 네덜란드에서 겪은 ‘여름 디자인 캠프’의 결정적 차이점을 나눴습니다.
- 한국에서 기억나는 것: 캠프 첫 날 을지로 일대를 돌면서, ‘흥미로운 타이포그래피 요소를 수집한 뒤 내일 아침까지 로고 100개 만들기’ 과제를 제시해서, 캠프를 함께 하는 사람들이 누군지도 모른 채 밤을 샜던 기억.
- 네덜란드에서 기억나는 것: 다함께 산을 넘어 자전거를 타고 미술관 전시 관람 후 풀밭에 둘러 앉아 탈식민 담론에 대해 토론하기. 밤에는 맥주와 바베큐 파티가 있었는데, (1) 한국인 (2) 중국인 (3) 미국인인데 뉴욕에서 활동하는 사람 이 셋만 놀다가 스튜디오로 돌아가서 밤 늦게까지 ‘작업’을 했다.
학교에서 좋았던 건
결국 동료들에게 다음과 같은 걸 배우는 게 아닐까? 제안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 예술에 대한 태도
- 작품을 대하거나 다루는 방법
- 인생에 대한 생각
사실은 대학원 과정에서도 교수나 강사가 하는 이야기보다 동료들과 나누는 대화와 의견이 더 흥미롭다는 이야기와 함께요.
공간과 시간을 마련할 수 있는 장소
학교란 결국 대단한 어떤 것이라기 보다, 배움을 원하는 이들에게 공간과 시간을 제공하는 곳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그렇기 때문에 아티스트 레지던시라는 것이 유효할 수 있다는 거죠. 특정한 공간, 특정한 시간에 있을 때만 가능하게 되는 무언가가 있으니까요.
라이언 갠더처럼, 빈 학교 건물을 쓰고 싶다면?
한국에는 “지방재정교육알리미” 웹사이트에서 폐교 현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eduinfo.go.kr/portal/theme/abolSchStatusPage.do
몰랐던 대안적 학교
이번 초역 읽기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처음 알게 된 학교가 있었습니다. ‘디자인 대안 교육’을 줄인 ‘디학’이라는 곳인데요.
실무 교육을 위주로 하고 여러 면에서 다소 모호한 워딩이나 위치짓기가 보이는 것 같지만, 디자인 학교에 접근성이 없는 사람들이 디자인을 배우기에는 아주 적합한 장소라는 이야기가 공유되었어요.
이외에…
이외에 너무나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흐릿한 기억과 지렁이처럼 꼬불거리는 글씨로 가득 찬 노트에서 복구할 수 있는 것 가운데 우선은 여기까지만 공유합니다.
시원한 수박
모임을 마친 직후, 버드콜 인근에 작업실을 둔 최유수 작가가 수박을 들고 나타났고, 그가 놀라운 손재간으로 깍뚝썰기를 한 수박을 모두 나눠먹었습니다.

- 작성자: 박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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