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llowing is a brief documentation of #책과커피 (#booksandcoffee), one of Seoul Reading Room’s ‘gathering’ program. It is a casual, non-regular gathering open to anyone who enjoy coffee and reading materials.
- 일시: 2024년 7월 27일 토요일 오후 1시 30분~3시 45분
- 장소: 서울리딩룸 청운동 공간 (종로구 자하문로28길 5, 2층)
- 참가: 하연, 재용, 연수, 주연, 수아, 새롬, 이서
- 함께 나눈 책:

겨울에 시작한 #책과커피, 여름 속으로
간헐적으로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멀리서는 인천에서부터 온 참가자들이 종로구 청운동으로 모였습니다. 모임에서는 깜빡하고 공유하지 못했지만, 현재 서울리딩룸에 자리한 청운동의 공간은 우경국 건축가(1945~)의 초기 작품으로, 건축가에 따르면 1989년에 지어져 이제 35년을 맞이한 곳입니다. 책과 커피가 2023년 2월 4일 오전 7시에 시작한 것을 생각해보면, 비가 쏟아지는 여름의 주말 오후에도 모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여러모로 고무적입니다.
시즌 3, 에피소드 7을 맞이한 책과 커피를 시작하며 영미권에서는 “summer reading list”라고 해서, 대통령과 같은 주요 인사들이 휴가지에 가져 가는 책을 공유하고 이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현대의 전통이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후 각자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예술을 다루는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사람에서부터 언론 종사자, 관공서에서 근무하는 사람, 세상에 태어난 지 20개월이 된 아기까지… 이번 모임에도 다양한 사람이 모였습니다.

대통령의 여름 휴가
몇 년 째 소식이 없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여름 휴가 서적 뉴스를 기다리며, 우리는 각자 자신이 대통령이라면 휴가지에 가져 갈 책을 골라와 공유했습니다. 책을 소개하면서, 언론에는 어떤 헤드라인으로 기사가 실리게 될 지 함께 상상해보았습니다.

“윤 대통령, 여름에는 타인의 삶 돌아보자”
-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목정원 저)(서울: 아침달, 2021) (링크)
공연 예술 이론가 목정원이 쓴 이 책은 여러 공연에 대한 비평집입니다. 책을 추천한 OO은 이 가운데 안티고네의 야이기, 에우리디케의 이야기가 특히 인상 깊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또 다른 참가자 OO은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슬픈 신화에서 ‘굳이 마지막 순간에 뒤를 돌아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부분에 관해 말하며, ‘예전의 나였다면 왜 뒤를 돌아보아서 일을 그르치는가’ 생각했을테지만 ‘이제는 그 마음이 이해가 간다’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 원자재 공급망에 깊은 관심”
- 얼굴 없는 중개자들 (하비에르 블라스 , 잭 파시 저, 김정혜 역)(서울: 알키, 2023)(링크)
언론사에 근무하는 OO은 바이든이나 해리스와 같은 거물급 정치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듯 분석하면서, 막상 세상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원자재의 등락 등에는 무관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공유해주었습니다. 실제로 어떤 사건이나 ‘사태’가 벌어질 때 그것을 대표하는 ‘얼굴’이 아니라, 그 이면의 구조나 실제로 이익/손해를 보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는 너무 자주 등한시 됩니다.
만약 윤석열 대통령이 여름 휴가에 이 책을 가져간다면…? 언론에선 “윤 대통령, 원자재 공급망에 깊은 관심”이라는 헤드라인을 내보낼 지도 모릅니다.

“윤 대통령, MZ 세대 이해하고파”
- 세대 감각 (바비 더피 저, 이영래 역)(서울: 어크로스, 2022)(링크)
이 책을 추천한 OO은 나라와 문화권을 막론하고 비슷한 사람의 행복도 그래프를 이야기했습니다. 태어난 직후 가장 행복하고, 이후 60대를 향해 점점 더 하향선을 그리는 행복도는 60대를 기점으로 상승한다고 해요.
이와 더불어, “중년의 위기”에 대해 이야길 나눴습니다. 영어로는 “mid-life crisis”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건 정확히는 “중년의” 위기가 아니라 “인생 중반부”의 위기라는 생각과 함께요.
이 이야기에 덧붙여, 예술이란 ‘여백’을 만들어 내는 행위라는 이야길 나눴습니다. 누구도 ‘사유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비생산적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바로 예술가 아닐까요. 그런 점에서, 예술가는 일종의 공무원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윤 대통령, 대한민국의 이면 직시하나”
- 자살하는 대한민국 (김현성 저)(서울: 사이드웨이, 2024)(링크)
[자살하는 대한민국]을 추천한 OO이 요약한 책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사실은 이게 다 한국 사람들이 남는 돈이 없어서 그런 거라고 하네요.” [자살하는 대한민국]은 이 말을 여러 통계자료로 낱낱이 밝히는 내용입니다. 우리에게 어떻게 ‘여유’가 없는지, ‘시간’이 없는지, 어떻게 우리가 점점 더 서로와 자신에게 빡빡하게 굴 수 밖에 없는지를 다루는 내용이라고요.
즐겨야 할 자리에 가서도 안절부절 좌불안석하고, 반드시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전개해야 할 취향이나 감식안 등에 대해서도 오로지 빠른 습득이나 ‘레벨업’에 집착하는 것 역시, 이런 상황 때문인지 모릅니다.

“윤 대통령, 나는 아직 부족하다”
- 위 헤드라인은 보수적 경향을 가진 신문을 상상한 헤드라인입니다.
“윤 대통령, 훈련이 필요해”
- 위 헤드라인은 진보 성향을 가진 신문을 상상한 헤드라인입니다.
두 책을 추천한 OO은 사람이 각자 처한 위치에 알맞게 행동하는 것에 대한 이야길 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최근 국공립 어린이집을 ‘사립 지정형’으로 변경하려는 교육부 정책이 발표되었다는 사실을 공유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이라면 반드시 ‘돌봄’에 관한 책을 여름 휴가에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공립 어린이집마저도 ‘사립’으로 바꾸려는 정책은 출생률/출산율 저하를 조금이라도 늦추겠다고 말하는 정부의 목소리와 정확히 반대되는 건 아닌지, 모두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
- 참고: 교육부의 국공립 어린이집 사립지정형 전환(이른바 “유보통합”)에 대해 찬성 혹은 반대 의견을 밝힐 수 있는 “생각함” 링크입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링크)
현장을 기록한 사진






다음 책과 커피 모임은…?
다가오는 8월의 책과 커피 모임 소식은 서울리딩룸 웹사이트 & 인스타그램 @seoulreadingroom을 통해 전달할 예정입니다.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세요!
협업과 제안
책과 커피 모임의 운영진인 서울리딩룸의 이하연님은 이 프로그램이 “서울리딩룸의 엔트리 프로그램”이자 예술과 예술인을 캐주얼하게 만날 수 있는 좋은 자리라고 설명합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서울리딩룸이 서촌과 그 너머의 이웃 공간들을 만나기 위한 ‘인위적 노력’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협업 및 제안을 우리는 언제나 환영합니다. 문의는 다음 이메일로 부탁드려요. 어떤 주제로 다음 모임을 할 지, 어떤 원두로 커피를 만들지에 대한 추천과 제안도 환영합니다!
- books@readingroom.me
- 기록 정리: 박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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